조용한 추석연휴 마지막날 밤에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게 됩니다.

저는 국내의 임베디드 보드에 대한 수요는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이 늘 있었습니다.

대충 보건데 500대 정도면 국내의 왠만한 중소업체들은 거의 다 구매했다고 보면 될까요?

제가 너무 낮게 잡은 수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크게 잡아도 천대 정도면 정말

많이 팔았다고 할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천대 정도라고 하면 대당 50만원으로 잡아도 5억원이라는 금액밖에는 안됩니다.

그 좁다란 시장을 SMDK 오리지널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업체에서 만든 보드들이 나눠먹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항상 그렇듯이 임베디드 시장은 하드웨어의 문제라기 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지원여부에서 희비가 엇갈립니다.

SMDK보드를 입수했다면 어쨌든 그외 비슷한 Clone 하드웨어 보드는 나오기 마련입니다만,

비슷한 보드라고 하더라도 임베디드는 임베디드 인지라 소프트웨어가 똑같을수는 없는 법이죠.

아쉽게도 SMDK 보드를 그대로 베낀 제품들은 버그 투성이 소프트웨어도 그대로 베껴오는 실수를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만행을 계속 보여주는, 웃지 못할 사태를 만들더군요.

차라리 이럴바에야 국가에서 매년 천대쯤 만들어서 그냥 뿌리는게 훨씬더 낫겠다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었습니다. 5억이라면 일년 국가 IT예산의 몇 %나 될까요?

참고로 2009년도 국가 정보화 예산은 무려 3조1555억원 이었습니다. 국회예산 심의를 통과하면서

얼마나 삭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5억원은 그야말로 전체 예산에 비하면 세발의 피죠.

그럼 왜 5억원 정도 투자해서 1년에 천대 정도 뿌리면? 아니 좀더 인심 쓴다 치고 1년에 만대정도

임베디드 보드를 그냥 뿌리면(년간 50억 정도) 왜 안될까요?

말로는 임베디드가 차세대 동력이다 뭐다 하면서 실제로는 정말 뭘 해야되는지를 모르거나

그게 아니라면 나랏돈 빼다가 엉뚱한데 쓰면서 국가발전에는 별로 생각이 없는 거겠죠.

제 생각엔 대학교/대학원 재학증명서만 있으면 몇만원에 임베디드 보드를 구할수 있는 환경만

갖추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임베디드 개발자들을 확보할수 있다고 봅니다.

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없어서 핸드폰학과를 만들고 인도에서 인력을 데려다 쓰는 반면

다른쪽에서는 취직을 못해서 안달인 청년 백수만 백만명이 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진짜 모르는걸까요? 아니면 정말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 걸까요?

제발 내년에는 좀더 나은 임베디드 개발환경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